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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시, 부안군(계화면) 이모저모

산내면 능교부락 부유

만에 새북드라이빙이다. 바람도 산야초도 막 물댄 무논도 모든게 청신하다. 배기음도 청신허다. 상평으로 갈지, 닭실로 갈지, 해안도로를 일주할지, 옥정으로 갈지... 전두엽에서 브라운운동이 격렬하다. 자연스레 1번 국도로 오르고 구절초고개방향으로 꺾어진다. 주마간산격으로 느을 지나치던 산내면 1번지 능교리에서 멈춘다. 사위를 호위하고 있는 산세는 변함이 없되 부락 곳곳에 빈집들은 거미줄마냥 이방인의 시선을 붙잡으려 웅숭거린다. 산외로 연결되는 대로변 좌측으로 신축 면사무소인가 했더니 복합문화시설이 오색 찬연하게 위용을 뽐내고 있고 대로변 우측으로는 아스팔트 통학로가 방앗간 콘베이어벨트마냥 언덕위 능교초와 가파르게 맞닿아있다. 통학로 초입의 연푸른색 벽화가 정겹다 왼쪽 면사무소 외벽에는 산내정, 마으미푸르미가, 오른쪽 민가 외벽에는 대장금과 옥정호, 내방객을 응시하는 할머니 세분이 그려져 있다. 통학로 초입에서 교문까지 100m나 될까, 짧은 거리를 여기저기 구다보느라 30여분 이상이 소요된다. 교문으로 들어서는순간 소리없는 탄성이 들린다. 교사 현관 양옆으로 세종대왕과 이순신장군이 각각 자리하고 있다. 동상은 특이하게도 청동빛도 아니고 흰색도 아니다. 철쭉빛 붉은기가 은은한 것이 흡사 단군상을 보는 듯하다. 교사 뒤편 급식실로 오르는 계단옆에는 흰 페인트로 칠한 이승복상이 흔들림없는 눈빛으로 교정을 응시하고 있다. 9~10살 정도의 체구로 보인다. 좌대 전면의 대리석 레떼르는 이승복이 아닌 숫제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다. 어찌되었든 근 50년을 한결같이 지조를 지키고 있으니 애틋한 동료애가 느껴진다.

이승복의 시선으로 교정을 내려다보니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문다. 내가 승복이나이였을 때 어머니는 불과 34살, 어머니가 지금 내나이인 50살이었을 때 나는 무려 26살이었다. 어렸을 때 생각했던 50살의 나와 지금 현실의 나와는 어떤 괴리가 있을까...산천이 의구한 것처럼 나도 의구하고 싶은데 내나이 쉰이라니...능교부락에서 90여분을 부유허고 다시 귀로에 오른다. 진동과 잔상으로 슬슬 배고파오니 태인차부 맞은편 CU에 들러 뜨거운 라떼 한잔과 에너지바를 집어든다. 피향지까지 50여미터를 소걸음으로 걷는다. 소가 걷는 걸음이 진리이자 갈 길이다. 채찍도 재촉도 부질없다. 어떤 이야기일까? 피향정옆 민가 담너머로 마늘향과 50대로 추정되는 부부의 웃음소리가 울려퍼진다.

 

 

 

 

 

 

 

 

 

 

 

 

 

 

 

 

 

 

 

 

 

 

 

 

 

 

 

 

 

 

 

 

 

 

 

 

 

 

 

 

 

 

 

 

 

 

 

 

 

 

 

어찌되었든 근 50년을 한결같이 지조를 지키고 있으니 애틋한 동료애가 느껴진다.

 

 

 

 

 

 

 

 

 

 

 

 

 

 

 

 

 

 

 

 

 

 

 

 

 

 

 

이젠 90년대풍 간판에서도 세월의 굉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