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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군산,익산 등 전북일대

이리 역골, 송학동 일대 부유

철로와 인접한 도심지 땅은 사람은 물론이요, 각종 작물, 길고양이들도 저마다의 공간에서 창생 중이다. 하여 지적공부상의 주거지는 아니지만 경계지라고는 할 수 있다. 사람의 신진대사도 세포안과 세포밖을 구분짓는 세포막에서 더욱 활발하듯 도심을 안과 밖으로 가로짓는 철로 또한 그러하다.

이리역하면 1977. 11. 11의 이리역 폭발사고를 빼 놓을 수 없다. 아마도 당시 재건사업을 하면서 철로변 건축물들도 일제히 철거했으리라. 그 후 40여년에 걸쳐 하나둘 들어선 가옥들이 최근 지구정비사업으로 또 다시 반딧불이마냥 마지막 불빛을 명멸중이다.

목하 철거중이라 낡은 스레이트 가옥들은 죄다 폐가가 되었지만 일부는 발목 굵은 닭이 녹색 펜스위에서 홰를 치고 있고 마당 한켠에서는 토란, 가지, 호박이 왕성하게 생장 중이다. 어느 집은 스레빠가 나란히 놓은 댓돌이 번들번들하고 또 어느 집은 빨래도 널려 있으니 아조 사람이 떠났다고는 볼 수 없다.

역골지구와 송학동을 경계짓는 이면도로에 쉐마선교교회가 눈에 들어온다. 선교교회라 함은 그 시절 미개척지나 집단 이주지구에 새로 들어서는 교회에서나 봄직한 간판 아니던가. 쉐마라는 이름도 선교교회라는 명칭도 뭔가 스토리가 있을 것이다. 쉐마선교교회의 하늘색 양철지붕에서는 새끼고양이 다섯마가 갈짓자로 뜀박질 중이다. 이제 막 눈을 뜬 듯 천진난만한 눈꿈벅임에 걸음을 멈춘다.

 

쉐마선교교회의 하늘색 양철지붕에서는 새끼고양이 다섯마가 갈짓자로 뜀박질 중이다.
이제 막 눈을 뜬 듯 천진난만한 눈꿈벅임에 걸음을 멈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