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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시, 부안군(계화면) 이모저모

산내면 수침동 부락

한여름 오후 다삿시, 목하 해풍과 육풍이 교차헌다. 하늘이 청명하고 구름 또한 변화무쌍하니 급히 마음이 동한다. 하여 둘반을 끄시고 구절초 고개를 넘어 옥정호둘레를 돌아 수침동까지 쭈욱 내달린다. 오도바이는 부락입구에 세우고 갑옷도 벗어던진다. 부락을 관통하여 종석산 중턱까지 서서히 오른다. 가파른 세멘포장길 양옆으로 잡풀이 왕성허다. 부락 맨우그 라멘조 양옥 마당한켠에 단 한그루 심궈둔 복숭아나무가 분재마냥 생생하다. 16세 소녀의 볼처럼 발그레 살이 올랐다, 주인집 할머니는 처마 밑 나무의자에 앉아 멀리 옥정호를 내려다본다. 수정같은 하늘에 남색 쪽구름이 갈짓자로 춤을 춘다. 경쾌한 리듬은 데깔꼬마니마냥 옥정호수면에까지 이어진다. 마당을 지나치려는찰나 원래 잿빛인지 아니면 흙장난으로 때를 탄 건지, 애매한 풍신의 중캐 한 마리가 멀리 텃밭에서 달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