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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시, 완주군(이서면) 이모저모

봄나들이(완주군 이서면 콩쥐팥쥐마을 등)

 

자전거를 들인지 3년째이건만 총 주행거리는 700여km에 불과하다. 중학생때는 통학허느라 하루 15km를 탔고, 상해 살 때는 일상적으로 탔건만 좋은 자전거를 썩히는 건 아닌지 심히 미안하다. 올 봄 들어 첫 라이딩인디 어디로 갈까나? 오목천을 따라 정농마을로 가는 길은 모내기 이후 개구리들이 악다구니 쓸 때, 혹은 배꽃향이 흐드러질때가 좋을 것이고, 물고기마을까지 지방로를 따라 수청마을로 가는 길은 밤안개 깔리는 여름밤이 좋을 것이다. 이내 콩쥐팥쥐가 태어난 곳인 앵곡마을로 기울어진다. 앵곡마을에서 이성리로 넘어가는 고갯길은 진달래 흐드러지는 이맘때, 혹은 억새가 무성한 늦가을이 볼만한 곳이다.  특히 이서면 소재지인 상개리에서 남으로 외따로 난 길을 따라 나지막헌 산끝에 앉힌 마을인 앵곡리는 퇴락해 가는 여느 농촌마을과 다를 바 없는 곳이건만 콩쥐팥쥐의 전설이 서려 있는 곳이라 드나들 때마다 시공을 달리하는 듯한 아찔함이 느껴지곤 한다. 빙그르 돌리면 원하는 곳에 갈 수 있었던 마법의 지팡이에서 느끼던 아찔함이랄까? 마을 내 빈 흙집들은 서서히 퇴락해 가고 있다. 콩쥐팥쥐가 뛰어 놀 때의 퇴락이라면 누군가 다시 들어와 살 희망이라도 있었겠지만 지금 눈앞의 퇴락은 말 그대로 자연으로 산화해 가는, 최종퇴락이기에 잠시나마 깊은 심연에 빠져들게 된다.

 

 

이서면 앵곡마을 전경

 

 

 

 

앵곡리에서 이성리로 넘어가는 고개 초입.

개완허게 로타리친 후라 마늘이 더욱 생생해 보인다.

 

 

 

 

고갯길 능선에 있는 둠벙.

목하 둠벙에서 습지로 전이중이다. 희랍인 조르바가 3륜차를 타고 쉬어가던 그리스의 어느 산길이 어김없이 떠 오르는 곳이다.


 

 

이서면 이서초등하교 전경

시골학교인데도 2층에는 3-2반이라는 팻말이 보인다. 바이올린 등 다양한 특기적성교육으로 이웃 전주시에서도  수십명의 학생들이 통학중이라 한다. 그럼에도 학교건물은 30년전 그대로여서 더욱 정감이 느껴진다. 마당의 오래된 벚나무도 범상치 않게 보인다.

 

 

 

금구면 둔산마을 근처 교회건물

외관으로만 보면 철원군의 노동당사급이다.

 

 

금구면 둔산마을에서 이서면 이문리를 연결허는 삼부농장길

80년대 빛바랜 코닥인화지에서나 귀경헐 수 있는 전형적인 흙길이다.

 

 

 

삼부농장 한가운데 갚숙헌 곳의 흙길

이곳에 자주 출몰허는 다람쥐는 그렇다치더라도 어쩌다 마주치는 잿빛 퇴깽이는 산토끼인지, 가출헌 집퇴끼인지 알 길이 없으나 운좋게도 이날 또한 조우했다. 살이 토실토실 오른걸로 봐서는 서식환경은 꽤나 쾌적한가 보다. 연초 모 지방신문을 보니 이곳도 먼길 조성헌다고 십억 단위의 돈을 쳐 붓는다고 허니 은근히 꺽정스럽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