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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시, 완주군(이서면) 이모저모

김제시 금구장날에 산 것들

김제시 금구장날에 산 것들

 

주말에 금구리 본정통(?)을 걷다보면 야채・과일, 노인네 옷, 스메키리 등을 파는 상인들이 길가녘 군데군데 또아리를 틀고 있는 걸 간혹 본다. 언젠가 지나가는 어르신께 여쭤보니 금구에도 매 1일, 6일에는 장이 슨다 하신다. 대개 시골장하면 삼례장처럼 주민들이 왕성허게 들고나는 장면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파수 후 한날 한곳에 지역의 에너지가 응축되는 만남의 장이기에 그러한데 금구장은 장이라 하기엔 한눈으로 봐도 미지근한 풍경이다. 아닌게 아니라 스마트폰으로 전국의 오일장을 검색해 봐도 금구장은 뜨질 않는다. 주요 장날만 기재헌 것인지, 아니면 장이라고 하기엔 민망한 수준이기에 일부러 뺀 건지 알 수는 없으나 아무튼 전국의 주요 면소재지에는, 공식적으로 포섭되지 않은, 그들만의 장이 스고 있음을 금구장을 통해서, 그 옆 이서장을 통해 알게 되었다. 사람들이 구름떼처럼 모이지는 않지만 시내버스에서 내리는 할머니들,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탄할아버지들이 아침부터 오후 늦게까지 드문드문 이어지고 있고 대개의 상인들도 아주 궂은 날만 아니면 온종일 자리를 지킨다.

 

 

 

서도리 노부부에게서 산 사과나무, 감나무, 배나무와 모종들

서도리 텃밭에서 직접 키우셨다며 화학비료는 너무 독하기 때문에 절대 시비하지 말 것을 당부하신다. 티코에 싣기 위해 2/3정도만 남기고 끝부분은 전지한다. 옆 아저씨가 내 애마를 요모조모 살펴 보시더니 역시 일본차라서 암팡지게 생겼다고 하신다.

 

 

 

 좌로부터 땅콩모종, 참외모종, 오가피묘목(공짜로 주심), 과실묘목(검은 봉지 안)

 

 

 

참외모종

할머니의 할머니로부터 며느리까지 각종 작물의 씨앗을 대대로 간직해 온 어느 할머니의 애틋한 정성이 떠 오른다. 하지만 외래종 농산물이 물밀듯이 들어오고 있는 요즘이다. 벌들이 재래종인지, 수입종인지 구분하며 꽃가루를 흩뿌리겠는가? 몇십년 후에는 몬산토산, 카길산 양코백이 작물들이 금수강산을 점령할 것이다. 이시백의 ‘갈보콩’처럼

 

땅콩모종

같은 땅콩인데도 국산과 중국산은 맛이 확연히 다르다. 그렇다고 국산땅콩의 유전자 코드가 더 맛있게 조합되어 있을 리는 없다. 아마도 길고긴 수입과정에서, 혹은 자연건조 아닌, 급속건조과정에서 원가절감을 위한 수입상들의 야로가 숨어있기 때문일 것이다.

 

 

묘목 및 모종을 팔고 계신 금구리 이웃마을인 서도리에서 오신 노부부

아저씨는 주로 감독내지는 관망허시고 아주머니가 팔고 계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