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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군산,익산 등 전북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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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크루즈, 전주만원행복거리 아침 출근길 시온성교회 교차로에서 신호대기 중 창밖으로 보던 만원행복거리 조형물에 대체 저 길에는 뭐가 있을까 궁금했던 터, 구도심 이면도로에 이물감없이 잘 어울릴 94년식 효성크루즈를 끄시고 가 본다. 행복거리는 대략 500여미터로 거리의 반은 기존 복개천이 하천으로 복원되었고 나머지 반은 여전히 복개천으로 남아 있다. 찾아보니 만원으로 전주의 음식을 맛 본다는 상징하에 2012년에 조성하였다. 현재는 식당보다는 타이루, 펌프, 건축자재, 대리운전, 퀵서비스, 한마음크럽 등 도심지 이면도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업종으로 바뀌었다. 데크에서 복원되었다는 노송천을 내려다본다. 하천폭은 7~8미터쯤 될까 매우 협천이다. 노면에서 하천저면까지 깊이는 3~4미터 쯤으로 보인다. 통수량은 숫제 부락 또랑수준이다...
전주판 침사추이 진북고(구 숭실재건고)만 보면 그 시절 홍콩 침사추이가 흐물댄다. 정작 침사추이는커녕 홍콩조차 간 적이 없는데. 박경리선생은 생전 한 번도 하동에 가 본 적이 없지만 역작 토지를 쓰셨잖은가, 상상속의 디테일이 훨씬 더 강렬하고 현실을 능가하고야만다. 어차피 현실은 홀로그램이니
CB125T 경원동 부유 모처럼만에 야밤에 경원동 일대를 호젓하게 걷는다 한여름에 비해 아침, 저녁은 제법 걸을만허다 경원동 상가는 복잡하고 부산한 곳이나 일요일 저녁 경원동 이면도로는 시골부락만큼이나 괴괴하다 이 정도 고요함이면 가히 버드나무 아래 캠핑의자를 펼치고 명상도 가능헐 터. 거기에 골목을 횡단하는 길냥이 한 마리와 눈이라도 마주친다면 그야말로 그 날의 대박 아니겠는가, 올드필름 맞은편 아주주차장에는 여전히 올드 88 한 대가 갑바에 가려져 있다
W650, 효자주공3단지 1984년 준공한 전주효자주공3단지 정경. 6개월 전 봤던 기아 봉고9은 어데로 갔나, 오늘은 기아 프라이드가 자리하고 있다
XE50, 금암동의 아침 한여름 이른 아침 팔달로 이면도로 내밀한 곳에 숨겨진 금암동 동남아파트. 20여 가구나 될까말까한 3층 소형아파트에 전주에서는 보기힘든 ㅁ자형 아파트라니. 화단에는 목하 비에 젖은 무화과가 막 익어가고 50여개의 크고 작은 장독은 번들번들 토광을 내뿜는다. 2층 거실에서 콘크리트 중정을 내려다보는 기분은 어떨지, 바로 앞 팔달로와 한블럭 더 건너 기린로는 오가는 차로 여전히 분주하나 세월을 잊은 동남아파트는 오래된 미래인 듯 고요하다
XE50, 이리 북부시장 한여름 새북에 착은 익산 북부시장. 장날이 아니어서 여느 도심골목처럼 고요하다. 새북 야삿시인데도 ㅁ자형 상가건물 이곳저곳 진열을 개시하는 노인네들의 차분하면서도 익숙한 분주함이 감지된다. 젊은이들은 도저히 감내할 수 없는 노년의 루틴일 터. 모닝루틴이 있는 삶이야말로 건강한 삶 아니겠는가. 북부닭집앞 입구에는 깻잎, 꼬추, 가지가 심궈진 대형 다라이가 전봇대마냥 무심하게 놓여있다. 작물들은 저마다의 렌즈-기공을 통해 이 모든 아침의 서사를 말없이 지켜본다.
CB125T, 동완산동 부유 지난 주엔 서완산동을 이번 주엔 동완산동 일대를 톺아봤다 같은 완산동이라도 400년 역사의 기령당 고바우길을 좌우로 동, 서로 나뉜다 물론 모세의 기적만큼은 아니라도 동서의 분위기는 다소 다르다 한옥이랄지 적산가옥, 문화주택 등 고즈넉한 세월의 맛은 아무래도 서완산동이 낫고 미장원, 세탁소, 복덕방 등 골목상가의 호젓한 맛은 동완산동이 우세다. 동완산동 끄트머리 완산벙카 아랫마을은 수년만에 구다봤다 그새 몇 가구 노후주택이 헐리고 공영주차장이 들어섰다 탐 나는 문화주택였는데 헐리버리다니. 내생애 변치 않을 골목일 것 같지만 계절 따라 소리 없이 풍화되고 있다. 그걸 아는지 멀리 공원어귀 관음선원은 이 아침 완산동을 묵묵히 내려다보고 있다.
서완산동 부유 GSX250E 시내에서 다가교를 건너 용머리고개 우측은 서완산동, 동측이 동완산동입갑다했는데 네이버지도를 보니 기령당 올라가는 골목에서 동,서 완산동으로 갈라진다. 아마도 동,서간 인구를 엇비슷하게 짜개기 위함일 터. 오늘은 서완산동으로 끄시고 들어가 본다. 완산동은 完山洞이다. 생각해 보니 한양에서 탐라까지 잇는 삼남대로를 가정한다면 정확히 한가운데 있는 분기점이 완산이니 상징도 보통 상징이 아니다. 완산이 완산인 이유이며 괜히 완산이 아니다. 나침반도 지도도 신작로도 없던 그 옛날 어찌들 알고 이곳을 完山이라고 지었을까, 뜻모를 경외감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