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사이팅400i 500km 후기
6개월 전 2년여 타던 다운타운 125를 보내고 86년식 VT750(쉐도우 원형모델)을 타고 있었다. 다운타운에 익숙해진 내몸은 육중한 아메리칸이 쉽사리 몸에 배이질 않았다. 신호에 서 있는 차를 비집기에는 중장비처럼 철컥러리는 기아변속이 부담스럽고, 저속핸들링도 심히 무거웠다. 시동을 걸려고 해도 화석 바이크답게 한 30분씩 씨름을 했다. 그나마도 걸리면 다행이다. 광활한 트렁크가 있다 없으니 그 또한 매우 불편하다.
하여 다운타운에 익숙해진 내몸은 익사이팅으로 복귀헌다.
지지난 주 목요일 출고 후 길도 들일 겸, 별로 타 보지도 못 하고 헐값에 보냈던 바이크이력, 얼마 남지 않은 올해 안에, 그것도 더 추워지기 전에 적산거리를 올려놔야 한다는 본능적인 의무감에 다소 긴시간 달려 본다. 저번주는 전주에서 출발, 전군도로 난산3거리, 비행장수퍼4거리, 용지4거리, 목천교를 지나, 대야 5일장에서 한시간 정도 쉬고 회현면, 옥구읍, 새만금 방조제를 가로질러 하서면 백련초등학교서 20여분 스트레칭 후 다시 돈지, 부안읍내, 김제시내로 히서 전주로 복귀허며, 이번주는 전주에서 출발하여 번영로 난산3거리, 애통리검문소, 금구, 태인, 칠보, 산내, 강진을 거쳐 임실, 관촌을 지나 전주로 복귀헌다. 적산은 500여 키로를 넘어선다. 1번국도 이서IC에서 완만허게 굽은 진출입로를 돌아나오며 흘끗 본 계기는 100K를 가리키고 있다. 임실-전주간 도로의 용암마을을 에두른 긴 언덕길을 풀어내리니 온몸에 앵기는 바람이 더욱 살아 있다. 아중리 밤업소에서나 볼 수 있는 네온느낌의 후사등이 강렬헌 것인지 뒷따르는 차들도 멀찌감치서 순응할 뿐, 다운타운 125를 탈 때처럼 어서 가라고 수비 재촉을 허지 않는다.
많이 익숙해진다.
처음 익산킴코에서 출고받고 나오면서 다소 높은 착좌감에 연한 긴장감이 흐물댔으나 이젠 편안허다. (운전자 174cm, 55kg) 무게중심이나 중량배분이 다운타운에 비해 한결 정제된 느낌이다. 다시 찾은 트렁크공간 또한 큰 즐거움이다. 책, 신문, 가방, 등산화, 헬멧, 글러브 등 손에 잡히는 건 엥간허먼 다 집어넣을 수 있다.
뭐니뭐니해도 오토바이나 낚시나 손맛을 빼 놓을 수 없다.
그나마 신차라서 맘껏 땡기지는 못 허는데 손끝에 감기는 파워의 전율은 충분하다. 잘 캐스팅한 400cc단기통의 용적감은 양손에 200cc씩 배분된다. 200cc를 과일에 빗대면 부풀어오른 후 발그스레해지는 복숭아크기다. 한손에 움켜쥐기에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최적의 용량이다. 제품사용설명서대로 절반만 감아도 금새 100km/h를 넘어 120km/h에 이른다. 직선로에서 풀쓰로틀에 뒷바람까지 불어줘야 힘들게 120에 도달했던 다운타운125를 생각허니 어떻게 타고 댕겼을까 헐 정도다. 배기량이 125에 비해 3.2배나 크니 과연 그럴만도 하다. 의식하고 막 밟지 않는, 일상적인 악셀링에서 경쾌함을 느껴본 차는 에쿠스450, 초기형 SM525V, 그리고 20년째 타고 있는 티코인데 이번에 익사이팅400을 추가해 본다.
20년지기 틱코와 함께
32K 주행 후
헬멧도
바람막이도, 가방도, 다 들어간다
찬바람 든 감이 제맛이다.
처음으로 새만금을 건넌다.
태인면을 관통허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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