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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치는 일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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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자동차광 작은아버지 단상 차를 너무 잘 아시고 좋아라 하시는 울 작은아버지. 1980년대 극초반 당신은 진녹색 새한 로얄살롱을 끄실 정도로 성공한 실업인이었다. 세상에 당시 로얄살롱이라니, 차값은 차치하고서라도 자동차세만 해도 엥간한 서민은 꿈도 꿀 수 없는 로얄살롱 아닌가. 지금이야 대수롭지 않은 돈이지만 당시 로얄살롱의 연간 자동차세 60만원은 초급노동자의 연봉에 가까운 엄청난 돈이다. 이렇게 환산해 본다. 1981년 한그릇에 200원였던 베테랑 칼국수가 지금 현재 8,000원이다. 40배가 오른 셈이다. 그니까 당시 로얄살롱의 자동차세는 지금 기준으로 치면 연간 2400만원였던 셈. 어마무시허다. 그것도 검은색 세단도 아니고 진녹색였다. 지금으로 치면 와인빛 포르쉐 파나메라 이상의 아우라였을 터. 1982년 어느 봄날 로얄..
박제된 생활사박물관 용지면 샬롬미용실 김제시 용지면 금백로 도로변 키 낮은 샬롬미용실의 드르륵 샷슈문을 여니 시골집 거실같은 정경이다 두툼한 원목테이블에 소박하고 자유로운 각종 미용집기류 등속 강같은 평화가 넘쳐흐른다 이 곳에서 30년이 넘었고 용지교회에 다니신다 한다 큰 간판이 걸린것도 아니요 썬팅유리에 레떼르가 선명한 것도 아니다 창밧긔 늦은 해가 용지들판 너머로 떨어졌다 부재중에는 01097995662로 연락하라는 골판지 매직글씨가 한층 칠흑이다 #샬롬미용실#용지교회#대우티코#티코#대우자동차#올드카#DAEWOOMOTORS#DAEWOOTICO#endlesstico
15년지기와 명동소바에서 콩국수로 한끄니 작년 7월엔 베테랑칼국수에 이디야크피로, 오늘은 명동소바에 이디야크피로 한담을 나눴다. 두니서 점심은 13개월만이다. 벌써 15년. 20대 중반의 여대생 같았던 그녀는 어느새 마흔을 넘겼으되 내게는 여전히 30대 초중반이다. “애기들 겁나게 컷긋어.” “네, 막둥이는 초3이고 큰애는 저번 6월에 입대했어요.” “앗따 그려? 인자 어머님이시눼. 옛날 우정의무대 바바바. 어머님들이 다 한복 입고 나와서 아들아~ 그릿잖어” “크크 그러고보니 그러네요.” “요즘은 정말 일에 치여서 하루하루가 힘들고 해결이 안 나는 일투성이에요” “그러긴 혀. 조직생활이 다 글지 머. 그리도 어띃게 혀? 버텨내야지. 시간이 지나고 나먼 어찌되앗든 다 지나간 일들이 되잖여. 우려했던 꺽정들은 다 아이스크림 녹듯기 하나도 생각도 안..
청파동 조우 목하 염천을 앞둔 6월 말. 간만에 서울에 간다 이리역에서 서울역까지 1시간 10분 세상 참 좋아졌그만 이 정도면 전주도 수도권이지 대우빌딩쪽이 아닌 서부교차로쪽으로 빠져나와 잠시 구름다리에서 청파동 일대를 조망헌다 이곳이 서울인가 싶을정도로 언덕마을이 고즈넉허다 마침 비가 오락가락헌지라 땡볕도 없고 바람이 적당허다 1975년각 각하의 대형 돌비석을 뒤로 하고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왠 여성이 나를 보면 손짓헌다 “성범쌤~“ 머여? 이름을 부르는걸 보니 도를 아십니까는 아니고, 주먹만한 얼골에 대형 마스크로 차폐를 한 채 다가오니 1~2초간 버퍼링이 발생헌다 “저에요, 저” “엇따 니앙 뉘셔? 미*쌤 아니셔? 멫년만여, 한 5년만인가~ 근디 어띃게 여기서 미*쌤을~ 어디 가셔?” “저는 용산에 가려고 지하철..
티코타고 티코펜화 귀경 수요일 아침, 전주를 가장 전주답게 묘사해주는 박성민 작가의 펜화가 효자동 탑마트 맞은편 골목에 크피샵 비화실에서 전시중이기 카미틱을 끄시고 방문했다 크피샵 이름이 秘畵室이다 누가 지었을까, 정체불명의 외래어가 판을 치는 요즘에 예술적이고 정갈하며 기발한 작명이다 秘書室의 의미에 대해서도 되새겨본다 비밀리에 문서를 작성하는 곳이 비서실이니 역시 비밀리에 그림 그리는 곳이 비화실인가? 통행이 많지 않은 이면도로 골목에, 그것도 빌라를 개조한 곳이라 아는 사람만 찾을 곳이다 도기컵에 사약한잔 들고 공간을 톺아본다 마당에는 작지만 아담한 대숲이, 출입문 옆에는 고양이 밥통과 캣타워가, 허공에는 미색 차양이 제각각 웅숭거린다 다소 차가운 날인데도 사면이 차폐된채 상서로운 오전의 볕까지 내려쬐니 아늑하고 신비롭다..
금구면 본정통 야간 정경 “아니 머 찍을 거 있다고 찍으셔? 이거 오래도 타고 댕기네.20년이 넘읏은게. 이거바바 탱크다가 단열재도 덮으놨잖어. 세상에 이런 오도바이가 또 있을까... 글고본게 젊은냥반 오도바이도 보통이 아닌디?” “네 남원 어르신이 50년간 타고 댕기신건디 제가 뺏어오다시피해서 갖괐그만요.” “글혀 그렇게 뵈네. 항상 조심히서 타고 댕기셔.” “네 반갑그만요. 사장님도 안전운전허셔요.” 최근 3~4년새 급격히 근대화 중인 금구 본정통의 야간 정경
예초기 돌빵 전주대에서 이서방향으로 콩쥐팥쥐로 금평부락을 지나던 중 우측차체에서 ‘뻑’하고 스치는 짧고 둔탁헌 굉음. ‘하~나 이거 또 먼소리여? 멋이 떨어져 나갔나? 짐승이 스쳤나?’ 예초작업중인 일군의 작업자들이 가물거리기는 허는디... 갓길도 없는데 세우기도 마땅찮고, 귀찮고, 작것 남자는 직진이지. 지하주차장에 늫기 전에 잠시 내려 차체를 훑어본다 아닌게아니라 우측 뒷좌석 문고리밑에 강렬하게 찍혀버린 돌빵들. ‘그럼 그렇지 매급시 소리날리 없지...’ ‘지금 가서 따진다고 배상해줄까?’ ‘노인일자리로 어르신들이 작업중이면 매급시 민폐아녀?’ ‘작것 생각은 생각이고 글혀 한 번 가 보자’ 다행히도 그곳에서는 아직도 예초작업중이다. “무슨 일이셔요?” “아니요, 지나가다 돌이 튀어갖고요. 돌빵이 생겼어요.” “아..
거실에 커피방앗간 깊숙히 쇼파에 앉아 크피와 함께 신문을 읽거나 레코오-드판을 듣는 것은 문화인의 표상일 터 그 순간만큼은 번잡계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 요즘 베란다 화분과 창밖녹음이 절정이다 카레클린트에 앉아 살랑거리는 창밖 나뭇가지에 청량감이 절로 일고. 창을 열어 손닿는 곳에 무명씨나무 두어그루가 4계절을 공감하고 있으니 공간이 제공하는 삶의질이 최상급이지 않을까 슈베르트LP판을 곁들이면 현악 마디마디에 나뭇가지도 조응하는 듯 거실가득 공감각적 향연이 한층 일품이다 행복은 바로 지금 여기에 있구나 매순간순간 삶이 경이로울 수 밖에 없구나 칼리타 크으-피 방앗간 쇠의 물성이 증기기관차의 그것이다 씬스 1616년, 아리따 재팬 한봉지는 코스타리카 따라쥬, 또 한봉지는 아바야게이샤 크피방앗간 풀셑트 니코친 냄시가 찐한 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