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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장거리운전 단상 지금보다 쓸 만 했을 때... 기숙사에 입주하기 위해 티코에 가득 이삿짐을 싣고 이른 아침 인천에 도착했을 때 나를 맞이한 건 5.9할이 서해 한풍이요, 4.1할이 희뿌옇게 내려 앉은 서리였다. 서해안 고속도로도, 민자 고속도로도 없었을 때였다. (지금은 전주에서 인천까지 서두르면 두시간 반이면 도착..
역사 앞에서, 김성칠 창비사 2007 軍내 각종 관련 사건사고가 특유의 폐쇄성으로 인해 살아남은 자의 입맛에 맞게 어떻게 은폐 조작되는지 예리하게 통찰한 윤흥길의 ‘아홉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을 읽던 중 천안함이 좌초하더니, 1950년 7~9월까지 3개월의 서울시내 인공치하에서 하루하루의 공습상황, 비참했던 이웃의 생활상을 ..
밤에 88고속도로는 달리지 말자... 경주에 약속이 있어 토욜새벽 4시에 집을 나와 경주 여기저기 돌아 댕긴 후, 다시 밤 8시에 경주에서 출발하여 자정이 넘어서야 귀가했습니다. 갈 때는 동틀 무렵이라 몰랐는데, 밤길의 88은 여타 고속도로에 비해 많이 조마조마하더군요. 시속 90k로 나름대로 빨리 가고 있는데도 뒤에서는 바짝 밀어붙..
능선을 악보처럼, 바람을 음악처럼 능선을 악보처럼, 바람을 음악처럼 김제시 원평에서 수류성당쪽으로 뚝방길 따라 5~6km 정도 달리면 만나는 수류교는 여타 다리와는 다른 아우라가 느껴진다. 콩크리트로 만든 다리나 수십년 세월의 이끼가 검게 웅숭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오래된 길의 오래된 다리는 오가던 이를 절로 멈추게 하는 힘..
동학의 발상지! 김제시 금구면에 가면... 동학의 발상지! 김제시 금구면 소재지에 가면... 김제시 금구면 금구지구대 옆에 위치한 민가로 도로확장을 위해 올해 안에철거될 예정이다. 올 상반기만 해도 엑셀 휠캡, 화분, 바람빠진 축구공에도 글을 남겼으며, 노무현 대통령도 그려져 있었으나 이번에 가 보니 조롱박과 글씨 서너점만 남겨져 있..
1948년에 지어진, 세월에 발효되어가고 있는 어느 민가 김제역사 바로 옆은 역무원 관사, 화물창고 등으로 쓰였던, 시커멓게 세월에 그을린 듯한 적산가옥이 지금도 남아 있고, 역사에서 김제향교까지 이어지는 이면도로(구본정통)에는 지금도 일식가옥이 군데군데 망울져 있다. 사진속의 오래된 가옥은 김제역사 앞 대로를 건너 왼편으로 조금 휘어져 들..
아홉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 <문학과 지성사, 윤흥길, 1977년> 아홉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 尹興吉, 1977년 &lt;文學과 知性社&gt; 슬픈 삶을 살아왔고 슬픈 삶을 살아가고 있고 앞으로도 슬픈 삶을 살아 가야만 비로소 독자를 울릴 수 있는 슬픈 글을 쓸 수 있다. 그리고 독자는 슬퍼하고 싶어 문학을 읽는다. 윤흥길 작가의 아홉켤레의 구도로 남은 사내는 8개의 작..
내몸은 너무 오래 서 있거나 걸어왔다 (이문구) 이문구 작가의 ‘내몸은 너무 오래 서 있거나 걸어왔다’ 는 모두 8개 마을에 각각 자생하는 8종류 나무를 제목으로 하는 8개 소설의 묶음이다.(장평리 찔레나무, 장석리 화살나무, 장천리 소태나무, 장이리 개암나무, 장동리 싸리나무, 장척리 으름나무, 장곡리 고욤나무) 그 나무 한그루 한그루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