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982) 썸네일형 리스트형 방금 떠나온 세계<김초엽> 방금 떠나온 세계 “나를 이용한 거야? 이미 태어난 나는 어쩌고?” 하지만 돌아오는 길에는 처음으로 그런 생각을 했다. 나에게 주어진 이 태생적 결함이, 사실은 결함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사제가 말했습니다. “신도 금기도 없지. 오직 약속만이 있단다.” 저는 바닥에 머리를 기대고 여전히 그 공간을 떠돌고 있는 목소리의 잔해를 들었습니다. 제가 평생을 지나도 이해할 수 없을 어떤 결정들이 그곳에 있었습니다. 먼 우주에서 온 작은 존재들에게 기꺼이 자신의 시간을 떼어 주기로 결정하는 마음이, 이 잠든 행성 벨라타 전체에 깃들어 있었어요. 저는 눈을 감고 그들을 생각했습니다. 우리 대부분은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그 오래된 협약을, 수백 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지키고 있는 존재들을. 조이스티코, 전주 금암동 거북바우 인스타용 사진찍을라고 찾은 금암동 거북바위 요즘 아조 냐앙 인스타그람에 빠져산다 2022년에 끄시는 1993년식 티코 햇수로 30년, 1993년에 1964년식 승용차를 타는 셈 적산이 이제 겨우 28,000키로니 신차마냥 쫀득쫀득하다 끄실 때마다 강같은 평화가 넘쳐 흘러 1971년식 혼다 SL100 끄시고 이리 형님 게라지 방문 날도 풀릿겠다 간만에 에셀백을 끄시고 이리 게라지를 방문했습니다 게라지에는 여전히 미, 독, 일의 올드바이크들이 미세먼지로 분칠한 채 소리없이 옹송거리고 있어요 진시황의 병마용마냥. 납차대기 중인 것도 아니고 수리중인 것도 아니고 그냥 세월에 발효되고 있습니다 이 또한 올드바이크의 맛일 터. 하나하나 물견을 톺아보니 작년에 봤던 마신베스파, 70년대식 비엠 로드스타, 하리 불하차는 안 보이는그만요 나름 순환이 되나 봅니다 게라지 한켠에서 형님이 허는 일들은 보통 보도를 조이거나 풀거나, 마후라 빠우치거나, 판떼기 후기칠허는 것인데 이날은 안락의자에 깊숙이 앉아 볕쬐고 계십니다 아조 원리원칙주의자라 보도 하나라도 꼭 HM이 백힌 놈만 고수허는 이리 큰형님입니다. “먼 불하차들도 아니고 오도바이에 이것저것 .. 턴테이블 바늘 교체 인켈 턴테이블을 갖고 올 때 판매자가 “이거 평생 써도 될 정도로 바늘상태 좋다”고 했었지 근데 갈수록 음질 선명도가 저하된 느낌이길래 공굴려봤다 일단 바늘부터 교체해 본다 11번가에서 마데인차이나로 2만원짜리를 샀는데 싸이즈가 안 맞다 정밀허게 봤으야는디 작것 바늘은 대충 다 되는 줄 알읏지 다시 정밀하게 바늘와꾸 확인허고 모델명까지 확인했다 얼래 ? 국내에는 판매처가 없다 죄다 해외배송에 그것도 그깟 바늘 하나에 물경 7만8천원이다 지가 무슨 크리스탈클리어 컷팅 다이아몬드도 아니고... 턴테이블 가격이네 미국에서 비행기타고 온 놈으로 주문에서 받기까지 닷새 걸렸다 오디오테크니카, 일명 오테. 생산지는 스위스. 띠낸놈이랑 쌔놈이랑 육안으로 보려했지만 그게 안 되네 이제 빼박 노안이다 뵈들 않는다 핸드폰.. 원평 장옥, 차부간 부유 방전에 강허다고, 아니 방전될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지. 2019. 11월 시가 13만원 상당의 리튬이온 밧데리로 교체히서 내내 안심힛건만 이게 먼일여? 작것 시동이 안 걸려.하이고 징그라. 점핑도 잘 안 되고, 끌바도 심 딸리고 귀찮고, 시간도 없고, 어부바로 히서 번개오도바이서 인산철밧데리로 교체했다. 제네레다 문젠지 밧데리문젠지 더 타 보고 판단허자. 미세먼지로 끄므럭헌 날 간만에 원평 장옥에 노형님 세간살이와 맞은편 간판집에 효성스즈끼 간판을 톺아보고 원평차부간에도 들른다. 대합실 한켠을 차지하고 있는 대중식당은 대체 영업을 하는 것일까? 유리문 흰비닐에 삘건 한글로 촘촘허게 적힌 메뉴가 50가지는 넘어 보인다. 중국냄새가 물씬 풍긴다. 철가방을 실은 씨티백이 경쾌하게 들어온다. 주차장 한켠 남색.. 저 외딴집에는 누가 살고 있을까 <정원정> 정원정 작가를 알게 된 건 재작년 겨울 녹색평론에 실린 어느 회고수필에서였다. 일제 강점기 말엽에서 융니오기간 고창군 부안면 김성수 생가일대 시골에서 성장하는 어느 소녀의 인생이야기였다. 세상에 70~80년전 생활사를 이토록 명징하고 오롯이 풀어내 수 있다니... 고창분인데 대체 정원정 작가는 누구시고 이제서야 알게 됐을까? 10여페이지의 짧은 글이지만 잔상은 아직도 내게 손짓중이다. 가히 같은 시기를 회고한 김성칠의 역사앞에서와 박완서의 그산이 정말 거기에 있었을까 이후 10년만에 맛 보는, 토색 넘치고 웅숭깊은 글이다. 저 외딴집에는 누가 살고 있었을까 내 나이 사십 중반, 한창 아이들 뒷바라지에 경황없이 동동거리며 세월을 업고 있었다. 어디선가 정지란 활자와 마주쳤다. 왈칵, 길수나 깨달은 듯 내 .. 1992 카탈로그 아시아 타우너 92. 6월~7월 초여름을 달궜던 화제작, MBC드라마 질투. 최수종의 편안하고 위트있는 연기에 최진실의 톡톡 튀는 대사, 그리고 두 청춘의 총천연색 의상에 류승범의 귀에 착 앵기는 주제곡까지, 인디언매장 간판이 얘기하듯, 웰메이드 드라마였다 하경으로 역할한 최진실은 대학졸업후 여행사에 취업하고 첫 애마는 빨간색 티코였지 핫한 드라마에 핫한 차. 최수종이 역할한 영호의 애마는 파란색 스쿠프. 드라마 후반부 하경의 차는 빨간색 프라이드로 바뀐다. 드라마방영당시 아시아자동차에서는 경상용차 타우너를 출시하면서 최진실을 모델로 기용했으니 질투에서도 부득불 티코에서 프라이드로 바뀌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요새말로 PPL간접광고까지는 아니더라도 3개 자동차사에서 나름 각축이 있었던 모양이다. 육체와 정신이 감염된 요.. 이전 1 ··· 24 25 26 27 28 29 30 ··· 123 다음